서촌 서울 나들이, 봉피양부터 책방까지 골목에서 만난 다섯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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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해피바이러스

서촌 서울 나들이, 봉피양부터 책방까지 골목에서 만난 다섯 감정

by Happy Viru스 2025. 6. 24.

목차

느리게 걷기 좋은 날

햇살이 따사롭던 어느 여름날, 서촌 골목을 따라 느릿하게 걷는 하루를 보냈다. 계획이랄 것도 없었지만, 걸음은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곳들로 향했다. 맛있는 냉면으로 속을 달래고, 감성 가득한 소품들을 구경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힌 뒤, 책방과 양말가게까지. 하나하나가 조용히 내 마음을 흔드는 공간들이었다.

 

냉면 한 그릇으로 시작된 여름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봉피양 경복궁점.

봉피양의 물냉면은 일반적인 평양냉면보다 간이 조금 더 센 편이다.

그래서 평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비교적 입문하기 좋은 맛이다.

깔끔하지만 진한 육수, 부드러운 메밀면, 그리고 큼직한 양지 고명이 조화를 이루며 ‘심심한 맛’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

 

골목 끝 작은 소품샵

 

속을 든든히 채운 후, 서촌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지하 소품샵이 모습을 드러낸다.

빈티지 감성이 가득한 외관이 지나가는 발길을 붙잡는다.

내부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입구에 붙어있던 각종 장난감 포스터와 감성 스티커만으로도 충분히 이 공간의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었다.

 

입 안 가득 퍼진 달콤함

 

소품샵을 나와 인왕산 자락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중간쯤에서 조그만 아이스크림 가게 알키미아(Alquimia)를 만날 수 있다.

작고 아담한 공간 안에는 여러 가지 맛의 수제 젤라또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고,

비주얼만큼이나 맛도 정직했다.

 

망고, 피스타치오, 바닐라처럼 클래식한 맛부터 독특한 조합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사장님의 따뜻한 센스였다.

“이 맛도 괜찮으실 거예요”라며 우리가 고른 조합에 방해되지 않는 맛으로 살짝 한 스푼 얹어 주셨다

배려가 담긴 그 한 입은, 아이스크림 이상의 온기를 남겼다.

 

책을 핑계로 마음을 나누는 공간

서촌 그 책방은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문턱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가지런히 놓인 책들 위로 손글씨 문장이 말을 건넨다.

“책은 저자의 이야기를 빌려, 결국 내 안의 이야기를 꺼내 주는 매개체”라는 말처럼,

이곳에서는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독서모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나이도, 직업도 묻지 않고, 다만 지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구조. 그래서 더 마음이 열리는 공간이었다.

 

 

색색의 감정을 닮은 양말가게

오늘의 마지막은 양말 전문 샵이었다. 공간은 단정했고, 컬러풀한 양말들이 정돈되어 전시돼 있었다.

양말 하나하나가 마치 누군가의 하루처럼 느껴졌다.

따뜻한 것, 화사한 것, 편안한 것.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감정을 담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오늘의 서촌 산책은 끝이 났다. 냉면 한 그릇의 시원함, 골목 속 발견의 즐거움, 달콤한 순간과 마음을 열게 한 책방까지. 그리고 색을 담아낸 마지막 양말가게까지. 서촌은 오늘도 나만의 감정들을 조용히 안아주는 공간이었다.

 

 

서촌 골목 산책 코스 한눈에 보기

오늘 제가 다녀온 서촌 나들이 동선을 아래 지도에 정리해보았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2~3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코스로, 여유로운 서울 여행을 원하신다면 꼭 한 번 걸어보시길 추천드려요 :)

 

봉피양 경복궁 점

 

 콜리빌리 소품샵

 

알키미아

 

서촌 그 책방

 

싹스타즈 서촌점

 

 

※ 지도는 직접 방문한 위치를 기준으로 표시했으며, 가게 위치는 운영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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